딸기의 관능-욕망의 구조로 읽는 이상원의사진 1

딸기의 관능-욕망의 구조로 읽는 이상원의사진 이 섭 (전시기획자, 큐레이터)
딸기의 관능- 19th~25th Feb 1997 NaMu Gallery Seoul

이상원의 사진은 연출사진이다. 작가가 피사체로 삼을대상을 선택한 후 자신이 의도한 성격을 부여하기 위해 꼼꼼히 대상을 매만지고 사진기에 담는 방법을 사용한다.
얼핏 연출사진이라 하면서 굉장히 색다른 형식미와 방법론을 들추어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 이와같은 방법은 널리 사용되어왔었다. 그러나 굳이 이상원의 사진에 연출의 의미를 강조하는 것은 그가 사물에 대한 성질과 성격을 인위적으로 이 연출에 의해 찾아내고 발견하는 과정에 방점을 찍어나가면서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연출이란 이상원의 작품전반에 있어 매우 중요한 미학적 입장과 결부되어있는 창조행위의 열쇠가 된다.

우선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는 카메라앵글의 도움없이 이미 완성된 순수 조형태를 갖고 있는 자연물과 인공적 생산물이다. 야채,과일(자연물)과 요리되어진 음식(이미 요리라는 인위적 조형태를갖고 있는 생산물)을 사진에 담는다.
작가는 이와같은 완성된 순수한 조형물에 인위적 조작 즉 광선을 지배하고 조작된 이미지를 보태어 자신만의 피사체로 완성시키고 있다.이러한 과정을 전제로 하는 작업을 통해 작가는 일관된 자신의 시각을 노출 시키려고한다.
그가 사물에 부여하고자하는,또는 발견하고자 하는 피사체의 성질과 성격은 관능의 아름다움이다. 대체로 관능미란 인체에 국한지어져 사용되는 미감의 형용어인데 이는 성적매력을 상정한 인체에 대한 탐미 형식이다.
그러나 이미 관능이란 개념이 사회적 욕망구조를 표현하는 수사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사물을 통해 드러나는 인식의 태도에 작가의 상상력은 적절한 의사표현이 될 수 있다.

홈셰프 이상원 딸기의 관능 홈쉐프

사실 우리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의 범위와 인식의 관습적 태도에 의해 사물의 연상작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가령 천장에 빗물이 만들어낸 얼룩에서 사람의 얼굴모습을 쉽게 찾아낸다거나 구름모양에서 동물의 모습을 떠올 리는 경우가 그렇다. 특정한 물건의 부분에서 인체의 성기를 연상하는 것은 좀더 적극적인 연상작용의 의도된 표현력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상작용을 피하면서 의도적인 성격부여를 통해 하나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노력은 현대미술에서 널리 사용되는 작가의 소통방법이다.
이상원의 연출은 바로 이와같은 소통방법을 염두에 두고 사물의 성격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에 메달려있다. 연상을 피한다는 것은 그의 작품 < 딸기>를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사진에는 딸기가 있을뿐이다.
딸기에서 우리는 어떤 의도도 발견하지 못한다. 그러나 딸기가 있는 분위기와 딸기에 첨가된 작은 인위적 조작을 연결하면서 우리는 딸기위로 재빨리 스쳐가는 사실- 작가가 원하는 교감의 언어는 이 속도감에 의존할 때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 하나의 징후를 느끼게 되고 그 느낌을 언어로 받아들이게 된다.
연출된 언어란 작가의 예술의지와 떨어질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최소한 감상자는 그 언어를 쫓아 작가의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단순한 연상작용을 거부하는 피사체의 인위적 조작은 그래서 이상원의 사진을 순수한 조형태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